여름 휴가를 어디서 보낼까...

 양구가 좋다는 누군가의 조언에

답사와 예약을 위해 무작정 잔차를 실고서는

이것저것 생각않고 서울을 벗어났다.

점심때가 되자 시장기가 돌았고, 강촌에 가면 먹거리가 많으니 무엇을 먹을까 고민할게 없을거 같았다.  

그러나 눈에 들어오는 간판엔 온통 '닭갈비'

 이미 마음속엔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먹어야겠다는 결심이 자리잡고 있었으니

닭갈비가 눈에 가시처럼 보이고...

 두 눈 힘주어 찾은 이 식당~

돼지갈비가 제법 맛났다. 그 날 이후에도 또 한 번 찾아가서 먹었으니...

 휴가지를 찾기 위해 양구를 향해 내달리는 동안 친구로부터 다른 곳에

좋은 장소를 잡아 놓았다는 전화를 받게 되었다.

이왕 양구에 왔으니 차로 양구시내를 둘러본 후 군청에 들어갔다.

잔차타기 좋은 코스에 대한 자문을 구하기 위해서였다. 그 중 한곳을 택하게 되었고

차 세워 둘 곳을 찾다가 팔랑면에 있는 임당교회 앞마당을 점찍었다.

차를 주차해 놓고 잔차를 조립하는 동안 목사 사모님께서 나오셔서는 죄송하게시리 오히려 반갑게 맞아주셨다.

요 앞 업힐을 좀 하려한다 했더니, 시원한 음료수까지 대접해 주시며 하시는 말씀

" 아니, 한계령 같은 오르막을 이 찌는 더위에 어찌 올라가려고요~? "

여기에 한 마디 더 덧붙이신다..

" 가지마세요~. 큰일나요~. 날씨가 너무 더워요."

한참 오르막에 맛들여져 있던 터라 일부러 가장 힘든 코스를 선택한거였다.

사진으로는 실감이 오지 않지만, 서서히 오르막의 시작점이랄까.

제 4화 땅굴방향으로 곧 우회전을 하였다.

장난 아니게 찌는 더위, 거기다 룰루랄라 즐기며 양구를 돌아볼 계획의 반전.

계속 되는 오르막에 지나치는 차량은 적었으나 한 번 지나갔다 하면

승용차도 아닌 덤프트럭들이 매연을 팍팍 뿜어대며 오르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폐활량을 최대한 사용하고 있는 상태에 숨통을 조이는...캭.

얼마나 올랐을까...

잔차복도 아닌 평상복...엉덩이는 불이 나고...다리는 더이상 돌려지지 않았다.

고집스럽게 내리지 않고 1시간 15분 걸려 해발 900m쯤 올라서야 땅을 짚고 말았다.

뒤에 보이는 청년은?

띄엄띄엄 청년들이 비지땀에 일그러진 얼굴로 오르막을 달렸다.

체대학생들인줄 알았는데 물어보니 군인들이 훈련하는 거였다.

드디어 정상에 올랐다.

오르막의 끝에 부대가 있는 그 곳은 해발 1100m.

우와~~ 이 기쁨.

마음 한구석 쉬지 말고 조금만 더 올랐음 한 번에 오르는 건데...

그래도 기분은 무척 좋았다.

자 이제 쌩~~내려가 볼까 하는 생각에 미리 즐거워졌다.

내려오는 내내 무척 긴 오르막이었음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내리막이 끝이 없었기에...시속60km까지 나왔고..한참을 내리 쏘는 그 맛을 즐기기 위해

힘들게 오르막을 오른다는 것을 또다시 깨우치는 순간이었다.

서울로 향하는 동안 하루를 마감하는 어둠이 깔리고 낮동안의 일을 회상하게 만들었다.

먼 양구까지 가서 업힐 하나 딸랑 하고 오긴 했지만,

오르막 훈련(?)을 확실히 하고 왔기에 그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몸안의 수분을 땀으로 모두 흘러 보내고, 갖고 있는 체력 소모가 엄청난 상태라

배고픔의 신호는 보양을 위한 식당만을 찾는데 주력하게 되었다.

주차장에 주차되어 있는 차량대수로 믿을만 하다 싶어 들어갔는데

너무너무 깔끔하게 나온 수육이 냄새도 안나고 맛이 좋았다.강추!

우리 잔차매니아들에게 정말 기분 좋은 하루는 잘 타고 잘 먹고가 아닌가 싶다^^.